우리가 미소녀 가상 컨덴츠를 소비하는 이유






현실에도 저런 여자사람은 분명 존재하지만

현실의 여자사람은 오직 현실의 승리자남자사람과 1:1로 행복해지기 때문.






…OTL





 
예? 그런데 가상의 여자사람도 가상의 남자사람과 1:1로 행복해진다고요?

심지어는 3:1로도 행복해진다고요?!







"날 깨끗하게 죽여줘!!!"

"대조국 크랏샤아아아아!!!!!!!!!!"










by 오토군 | 2009/11/03 12:31 | 은하제국의 지령 | 트랙백 | 덧글(24)

자주국방 KFRX : 76

<링크 - 이전 화> 자주국방 KFRX : 75 화


76 :


같은 시각. 모스크바 외곽. 전략방어군 RFRX 대대 사령부.
“예, 알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이번 일은…”
KFRX 대대와 비슷한 규모와 시설의 지통실에서는 어두운 회색 계열의 반듯한 옷을 입은,
어깨의 탭에는 큼직한 노란별이 박혀 있는 부대장이 멋진 붉은 띠로 장식된 큼지막한 정모 속을
땀으로 축축하게 적시며 전화를 받고 있었다.
“저희도 분석중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연신 상황을 설명하던 그가 갑자기 말을 끊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전화기 너머의 누군가가 그를 아주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예. 무슨 일이 있어도 임무는 완수하도록 하겠습니다.”
몇 마디 말이 더 오간 뒤, 전화기를 끊은 그는 몹시 화난 표정으로 지통실의 주 화면을 보며 중얼거렸다.
“차라리 대통령한테 깨지는 게 낫지. 총리님한테 직접 깨지다니…”


서시베리아. 기동훈련장.
“루트잖아!”
간이 활주로에서 수 Km 떨어진 막사에서조차 똑똑히 보이는 루트의 모습에
김병장은 그래도 용케 무작정 당황하고 있진 않았다.
“설웅!”
“나도 알고 있다고.”
“나누크. 실제 상황이다.”
“알겠습니다. 소령님.”
두 소녀가 각자 자신의 기체에 집중하자, 격납고 안에 주차되어 있던 FRX들의 조종석에 하나 둘
불이 들어오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막사와 격납고간 거리가 2Km 정도만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만약 3Km 이상 떨어졌다면 MSN 코어의 물리보조프로그램 생성가능 거리 제약 때문에 코어를
기체에서 빼서 가지고 있었어야 했고, 그랬다면 원격기동은 불가능했을 테니 말이다.
“언니. 격납고에서는 사람들 다 대피했어.”
“그래? 그럼 이게 더 낫겠네.”
화이트의 말에 설웅은 자신의 분신을 부르듯 격납고쪽으로 고개를 향한 채 힘 있게 외쳤다.
“전 FRX! 변형!”
“응? 야 잠깐!”
김병장이 이 다급한 상황에서도 갑자기 설웅을 말리려고 들었다. 분명 설웅의
그 행동은 매우 박력 있는 것이었지만… 그 덕분에 FRX들이 그대로 격납고 안에서 변하며
박력 있게 격납고를 뚫고 나와 버렸기 때문이었다.
“소령님.”
나누크가 무언가 허락을 바라는 눈동자로 베르길로프를 쳐다보았다.
“할 수 없지. 이미 부쉈는데 더 부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알겠습니다. 변신~!”
그러자 KFRX들을 따라서 RFRX들 역시 격납고를 박살내며 일제히 FRX로 변형해 막사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때 나누크의 주변에 스크린이 하나 뜨면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여긴 RFRX II 베르쿠트! 거기 육군들 들립니까? ]
“소령님. 베르쿠트에서 통신이에요~”
실전상황도 바보의 말투만은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 베르길로프 소령입니다. 어떻습니까? ]
당연한 질문에 리트비야크는 마스크 속에서 입을 삐죽거리며 마스크 때문에
기계음이 연상되는 울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거기서도 잘 보이시잖습니까. 최대한 빨리 댁들 FRX나 챙겨요. 전 어떻게든 시간 좀 벌어보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
베르길로프의 통신 스크린이 사라지자 숨 돌릴 틈도 없이 베르쿠트의 보고가 이어졌다.
“대위님. 현재 저희가 합체하여 대항할 시간은 없습니다. 게다가 육군 FRX들은 탄적재까지 해야 하니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우선 적의 주의를 최대한 끌어서 탄약고를 지켜야 합니다.”
“그러니까 되는데 까지 해보라 이거지?”
“그 이상입니다.”
“쳇, 저런 덩어리가 불쑥 나타나도록 윗대가리들은 뭐한 거야?”
안 그래도 동일한 문제로 짜르 총리에게 갈굼당한 대대장이 모스크바에서 그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지만,
리트비야크의 입장에서는 자신은 그 정도 고민이면 충분했다.
“베르쿠트! 출격이다! 이만큼 확실한 테스트가 없지!”
“알겠습니다!”
이미 박살난 두 개의 격납고에 이어, 마지막 세 번째 격납고 역시 여지없이 박살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잔해에서 솟아오른 3대의 로봇은 공중으로 뛰어오르더니 다시
유려한 곡선을 가진 세대의 전투기로 변신했다.
“베르쿠트. 우선 셋이서 놈의 주의를 끈다. 저기 그리고. 뭐 좀 쓸 만한 거 있어?”
기체에 미사일은커녕 에너지 병기를 제외하면 아무런 실탄이 장착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리트비야크는 참 간단하게 표현해 버렸다.
“화력 시험용으로 TU-160에 초음속 미사일이 4발 장착되어 있습니다. 물리 탄두 활성화도 가능합니다.”
“잘 됐네. 우리가 주의를 끄는 틈에 그걸로 저 녀석을 한 대 먹이자고.”
“예!”
“좋아! 출격!”
베르쿠트를 선두로 SU-35BM과 MIG-35가 종대를 이루어 뒤따라 충격파를 남기며 쏜살같이 루트를 향해 날아갔다.
이윽고 세대의 전투기는 차례로 이온기총을 루트에게 퍼부으며 재빨리 이탈했다.
그 모습은 마치 괴수물의 한 장면 같았어야 했다. 하지만…
“뭐지? 움직이지도 안잖아?!”
공중으로 수직 상승하며 리트비야크는 뒤로 고개를 돌려 땅 아래의 루트를 바라보았다.
물론 FRX에게도 장난감 같은 이온기총이 이빨도 안 먹힐 거라 생각했지만,
최소한 루트가 귀찮은 파리를 쫒듯 손 정도는 휘두르며 신경은 쓸 거라고도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대위님!”
“좋아, 가렵지도 않다 이거지? 베르쿠트. 160으로 한방 먹여!”
“예!”
리트비야크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베르쿠트는 주어진 명령을 수행했다.
다른 FRX들보다는 단일 기체로는 대형급인 블랙잭은 물리탄두가 장착된 큼직한 미사일 4발을
연이어 루트를 향해 날리자, 마치 과녁을 향해 쏘아진 화살처럼 미사일들은 흰 꼬리를 이끌며
루트를 향해 정확하게 날아들었다. 그 정도면 충분히 위협적이었지만, 이번에도 루트는 피하려고 하질 않았다.
“경고! 루트의 등 뒤에서 새로운 신호가 잡힙니다!”
“저건?!”
순식간에 초음속을 넘어선 미사일들은 순식간에 하늘에서 내리꽂힌,
응집된 빛과 고열의 일직선에 박살나버리며 엄청난 속도로 파편을 사방으로 흩뿌렸다.
“적의 공격이 확인됐습니다. 적은 레이저 발사가 가능한 무선유도 비행체를 다수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날아다니는 거라고 해.”
“예예. 엄청 귀찮은 것들이 떼로 날아다닙니다.”
베르쿠트의 보고를 들으며 뒤집어진 조종석 안에서 리트비야크 역시 육안으로 땅 위의 루트와
그 주변에서 날아다니고 있는 미사일 크기의 수많은 비행체들이 똑똑히 보였다.
“베르쿠트. 땅개들은 아직 멀었어?”
“지금 탄적재… 경고! 적의 비행체중 일부가 탄약고 쪽으로 향합니다!”
“칫! 굼벵이들 같으니!”
장갑 낀 손이 조종간을 낚아채며 베르쿠트의 기수를 탄약고 방향을 향해 급격히 돌렸다.
하지만 가속을 하기도 전에 베르쿠트와 다른 FRX들의 주변을 남아있는 비행체들이 포위해오기 시작했다.
“회피경로 산출 불가!”
“젠장!”
적의 봉쇄로 리트비야크는 탄약고를 향해 날아간 비행체를 놓쳐버렸고,
그 짧은 몇 초면 루트에겐 충분한 시간이었다.


멀리서 전투기의 우렁찬 기동음과 폭발음이 난무하는 가운데 설웅제와 나누크의 미사일 등이
보관되어 있는 탄약고 역시 덩달아 바빠졌고, 탄불출에 이 추위 속에서도 비지땀을 흘리며
뛰어다니는 병사들로 말 그대로 탄약고 주변은 개미집이었다.
“아저씨. 이런 건 순서 안 따져도 되니까 우리 먼저 하자고.”
“알았어.”
나누크보다 한발 먼저 도착한 KFRX 소대가 로봇 상태로 땅 위에 착륙해 무릎앉아 자세를 취했다.
“설웅. 나도 나가서 도울게.”
다급해지긴 파일럿인 자신도 마찬가지인 김병장은
4점식 벨트의 연결부를 풀고 일어나 해치를 열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응? 잠깐 기다려!”
“왜 갑자기…!”
그때 밖으로 반쯤 몸을 내밀고 있던 김병장의 눈앞이 갑자기 확 밝아졌다.
“우앗!”
“아저씨!”
날아온 3대의 비행체가 탄약고를 폭격해버렸고, 눈앞에서 불출되어 있던 미사일의 유폭으로
졸지에 김병장은 그대로 화염을 뒤집어쓸 위기에 빠졌다.
“쳇!”
하지만 찰나의 순간에 설웅의 반응이 좀 더 빨랐다. 재빨리 FRX의 오른손이 자신의 가슴.
그러니까 해치를 감싸 막음과 동시에 조종석 안의 설웅 역시 재빨리 몸을 날렸다.
“큭!”
무지막지한 빛과 열과 폭풍이 해치로 스며들기 직전, 김병장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조종석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윽고 해치가 완전히 잠기는 기계음이 들리며 조종석 안은 평화로워졌다.
“아저씨. 괜찮아?”
“으, 으응.”
해치 주변이 그을린 것을 보며 김병장은 간신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대답도 제대로 못한 이유는
그것에 놀란 것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입과 코가 설웅의 목덜미와 어깨 사이에 닿아 있는 이유였다.
무려 곰탱이님께서 자신을 감싸 안고 구해줬다는 상황 인식이 되자 김병장은 얼굴이 화끈해지며 괜히 심술궂어졌다.
“구해준건 고마운데 저리 좀 비키지? 무겁거든?”
“흥! 누군 좋아서 이러는 줄 알아?”
[ 언니! 김병장! 괜찮… 미안. 분위기 좋은데 끼어들었나? ]
서로가 서로에게 새초롬거리는 순간, 적절하게 끼어든 화이트의 통신스크린 드립으로
분위기는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시끄럽고, 난 괜찮아. 명줄 긴 누구도 무사하고. 넌?”
[ 나도. 폭발은 연료 유폭 정도에서 그쳤어. 하지만 탄약은 몽땅 날아가 버렸어. ]
“칫. 미사일 없으면 나나 나누크는 칼하고 주포밖에 없는데.”
설웅이 화이트와 교신을 나누는 사이, 김병장은 다시 조종석에 앉아 몸을 고정하고는 순간
울렁거렸던 마음을 가다듬으며 기체 상태를 살폈다. 딱히 피해라 할 만한 것은 없었지만,
그 반대로 밖은 아비규환에 아수라장을 더해놓은 모습이었다. 움직일 수 있는 자가 움직일 수 없는 자를 구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그 모습에 김병장은 눈을 뗄 수 없었다. 잔혹함을 떠나,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선 것이었다.
“안되겠어. 설웅! 일단 구조부터 하자!”
“응? 무슨 소리야! 전투하러 가야지!”
화이트와 통신을 마친 설웅이 되도 않는 소리라는 식으로 뱉은 그 한마디에 김병장은
순간 섬뜩한 기분이 들어 더더욱 언성을 높였다.
“넌 저 사람들 놔둘 거야?!”
[ 뭐하십니까 김 중위! ]
그때, 조종석 안에 베르길로프의 점잖은 일갈이 스크린이 열림과 동시에 터져 나왔다.
[ 꾸물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즉시 루트부터 저지해야 합니다. ]
“하지만 베르길로프 소령! 저 사람들!”
[ 이미 늦었습니다. ]
베르길로프의 딱 자르는 냉기 흐르는 말에 김병장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 아까 그 폭발 보셨죠? 그런 현장을 붙들고 매달려봤자 루트한테 더 피해만 날 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
“하지만!”
“베르길로프 말이 맞아. 아저씨.”
모니터에는 베르쿠트와 루트가 교전중임을 알리는 데이터를 등진채 설웅 역시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가 루트를 상대하는 게 피해를 줄이는 길이야. 나도 명령어 우선순위가 혼란할 정도로 복잡한 소프트라고.
하지만 여긴 기간부대에 맡기자.”
“…”
설웅의 말을 들으며 김병장은 약간 멍해진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모니터 속에서는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자신을, FRX 설웅을 한 번씩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것은 어떠한 도움도 원망도 아닌, 그저 이 로봇이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신뢰의 눈빛이었다.
“아저씨. 합체코드 떨어졌어. 그만 고민하고 가자고.”
상황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나 여전히 이럴 수는 없다는 감정에 김병장은 송곳니로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 모습은 작년 이맘때쯤의 자신과 비교한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눈을 질끈 감고 큰 소리로 울분을 담아 합체코드를 외쳤다.
“자! 웅! 동! 체! 설웅제!”


“탄약고 피격! FRX들은 무사합니다!”
“우리부터 무사하길 빌자고! 베르쿠트! 변형!”
“예!”
여전히 루트와 계란으로 티타늄 치는 수준의 전투를 벌이고 있는 베르쿠트의 검은 동체가
공중에서 FRX의 형태로 변형되었고, 그 뒤를 따라 다른 FRX들도 로봇 상태로 변신하였다.
“이딴 귀찮은 날파리!”
헬멧 바이저로 가려진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리트비야크는 베르쿠트의 양 팔 등에 달린 이온 기총을
주변의 비행체를 향해 휘둘렀고, 공중에서는 연이어 두 개의 검은 솜뭉치가 터져올랐다.
“목표 1, 목표 2 격추! 적 비행체 계속 증원!”
“저 덩치에 그만큼도 못 실으면 병신이지!”
합체도 못한 채 루트의 공격에 포위당한 리트비야크는 여전히 꺾임 없이 씩씩했다.
하지만 씩씩한 것과 전투 양상은 별개의 문제였다.
“경고! 등 뒤에서 조준!”
“Проклятье!”
순간 베르쿠트의 등 뒤에 빛과 화염이 터져올랐다. 너무 많은 적 비행체를 상대로
제 아무리 그녀라도 모두 대응하기는 무리였다.
“젠장! 베르쿠트!”
“충격으로 조종계통 손상! 복구중입니다. 경고! 전방 적 비행체 2기!”
피격 데미지로 조종이 일시적으로 불가능해진 베르쿠트가 거꾸로 지면을 향해 추락하는 순간,
두 개의 비행체가 동일하게 급강하하며 베르쿠트를 조준하기 시작했다.
“타이밍 좋은데! 누가 좀 안도와주나?”
이런 절정의 위기에선 누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는 것처럼 그녀는 모니터를 통해
육박해오는 적을 바라보면서도 유쾌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 가라 가교! ]
데이터 링크를 통한 통신에서 젊은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자신을 쫒던 두 개의 비행체가
굵직한 빔을 맞고 순식간에 눈앞에서 녹아버리고 말았고, 동시에 급강하를 마구 경고하던 경고음이
순식간에 멎으며 바깥 영상이 안정되었다.
[ 이것 봐 나누크. 참새가 한 마리 날아들었는데? ]
마치 침대에서 떨어지는 어린 아이를 받아 안듯 거대한 RFRX-I 나누크의 양 팔이
베르쿠트를 사뿐하게 받아 안은 것이었다.
[ 늦었습니다 소령. 하마터면 죽을 뻔했습니다. ]
[그럼 나중에 보드카 한잔 사시죠. ]
“물론입니다. 그쪽이 살아남는다면 말이죠.”
[ 자 자, 햇병아리는 가서 합체나 하시고 오시죠? ]
“칫. 두고 봅시다. 햇병아리인지 아닌지.”
조종 계통을 회복한 베르쿠트 편대가 물러섬과 동시에 합체를 완료한 120m 크기의 거대한
두 FRX가 땅 위에 내려서자, 그때까지 미동도 하지 않던 루트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갑다 설웅. 그 모습도 오랜만이네.”
김병장이 정면의 루트를 주시하면서 눈동자만 슬쩍 돌려 옆의 어른 모습의 설웅을 향해 던진 한마디였다.
여전히 눈부신 하얀 드레스와 밤색 긴 머리. 붉은 립스틱 짙은 입술의 모습이었다.
“뭘 변태처럼 다시 훑어봐? 전방주시태만!”
하지만 설웅의 성격은 언제나처럼 그대로였다.
“나누크! 착검!”
“예! 소령님!”
이쪽은 설웅 같은 어떤 사정이라기보다는 변신소녀 기믹에 가깝지만, 나누크 역시 성숙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치맛단이 땅에 끌릴 것 같은 긴팔의 고딕 스타일 드레스에는 소매와 치마,
목깃의 끝단에 절제된 하얀 레이스 장식이 달려 있었고,
그 모습은 긴 백발머리와 붉은 눈과 함께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설웅! 착검!”
동시에 설웅제 역시 오른팔에 글라디우스를 뽑고 방패로 앞을 가로막으며 전투 자세를 취하자,
루트 역시 자신의 주변을 수십 개의 비행체로 감싸 돌게 하며 양 손에 칼자루를 쥐고는
빔으로 이루어진 칼날을 뽑아내었다.
“나누크. 적 비행체의 궤적 분석할 수 있겠어?”“죄송합니다. 적의 궤적이 연산 범위를 뛰어넘습니다.”
몸이 바뀐다고 바보가 천재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 문제가 아니라 정말로 루트 주변의 비행체들은
기묘한 궤적으로 비행하고 있었다. 언뜻 패턴을 이루어 주변을 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불규칙에 가까운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이었다.
[ 그런 거 따져서 뭐해! ]
“설웅! 기다려! 나누크! 설웅제를 엄호한다!”
“네!”
베르길로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설웅의 추임새에 화답하는 소리꾼처럼 김병장은 설웅제의 가교를 앞세운 채
적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하자, 적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순백색의 거인 역시
다른 방향으로 적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12시 두상! 적 비행체!”
“설웅! 요격할 방법은 없지?”
“괜찮아. 저 정도 출력으로는 어림없어.”
만약 탄적재가 가능했다면 미사일로 응대하던, 아니면 레일건을 이용해 격추하던 어떤 방식으로든
응사가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탄약도 없거니와 적의 비행체는 단일 화력 면에서 위협적인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단일’에서 말이다.
“경고! 아저씨! 회피해!”
“뭔데?!”
분명히 조금 전까지 대수롭게도 치지 않던 설웅이 갑자기 놀라며 회피 지시를 내리자 김병장은
당황하면서도 반사적으로 적에게 돌격하던 방향을 틀어 위치를 옆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설웅제가 있던 그 자리엔 엄청난 출력의 빔이 내리꽂혀 피폭지점의 두터운 눈을 순식간에
마른 땅으로 만들어버리며 엄청나 수증기를 뿜어대었다.
“지금 건 뭐였지?!”
“조심해! 또 온다!”
“읏!”
전투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하나 루트는 여전히 파괴된 활주로 위에서 움직이고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설웅제는 도저히 루트에게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루트의 왼쪽을 노리고 달려들던
나누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때, 두 기체의 통신을 파고드는 목소리가 있었다.
[ 여기는 예게네프! 둘 다 일단 물러나! ]
기술지원으로서 이런 식의 지휘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급한 김에 예게네프는 지휘차량에서 공간파 통신기를 붙잡고 두 기계 곰에게 지시를 내리고 말았다.
“적은 불규칙한 패턴으로 비행체를 움직이면서 순간적으로 빔을 결집하고 있다.
적의 예상되는 기동력으로는 둘은 공중전이 오히려 위험하니까 지상에서 대응하라.”
[ 알겠습니다. ]
교신을 끊은 베르길로프는 무표정하게 기체를 뒤로 빼자, 조금 전에 서있던 자리에
또 다시 포격이 떨어지며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말은 쉽지.”
“경고! 적 접근!”
루트와의 거리는 거의 800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워낙 거대한 덩치들인데다가 기동력도 상상을 초월하니
탄막을 이용해 순식간에 육박해오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다. 피어오른 수증기가 빔 소드의 고열에 의해
마치 장막이 갈라지듯 횡으로 갈라지며 거대한 푸른 거인이 북극곰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나누크. 가교!”
“예!”
루트의 오른팔이 휘두른 빔 소드가 가교에 의해 막히면서 표면에는 난반사된 빔이
클럽의 조명처럼 온 사방으로 퍼졌다. 하지만 그런 빛의 아름다움은 지금 상황에서는 신경 쓸 가치도 없었다.
“소령님! 오른쪽!”
“쳐내!”
“예!”
루트는 왼손에 든 빔 소드의 길이를 줄여 단검처럼 나누크를 파고들려 했지만, 베르길로프의 대응이 한발 더 빨랐다.
3절식 가교가 펼쳐지며 루트를 쳐 밀어내버린 것이었다.
“…”
FRX의 조종석과 비슷한 루트의 조종석에 앉은, 정체불명의 금발머리는 요란한 말소리 하나 없이
그저 매력적인 입술을 살짝 깨물며 신속하게 균형을 잡았다.
그때 센서를 통해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감각이 뒤에서 누군가가 노리고 있음을 그녀에게 알렸다.
“설웅! 가교!”
“OK!"
비슷한 무기체계를 가진 설웅제가 같은 수법으로 적의 발을 묶기 위해 가교를 날리며 달려든 것이었다.
좌 우 상방에서 날아든 가교가 루트를 노리고 빔을 발사하자, 루트는 거대한 덩치에 맞지 않게 재빠르게
옆으로 미끄러져 피했고, 루트의 발끝에 채인 눈과 얼어붙은 흙덩이가 뒤집혀 올라 설원 위에 아무렇게나 흩어졌다.
“나누크! 협공한다!”
“경고! 또 다시 탄막입니다!”
“젠장!”
분명 전장의 전력비만 놓고 본다면 이것은 1:2의 싸움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두 FRX가
다수의 적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또 다시 하늘에서 3개의 응집된 빔이 떨어져 내리자,
RFRX 나누크는 고기동형이란 이름을 증명하듯 육중한 장갑으로 이루어진 120m의 거체를 섬세하게 움직이며
그 공격을 회피해냈다. 물론 그 때문에 루트와의 거리는 좀 더 떨어지고 말았지만.
그리고 아무런 화력지원을 할 수 없는, 잔탄 0의 나누크로서 그 거리는 치명적이었다.
“크앗!”
제 아무리 한 전장에 수적 우위로 섰다 하더라도 그 전력이 뭉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더더욱 앞서 말했듯 실질적으로도 순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지금 설웅제의 상황이 바로 그런 상태였다.
“설웅! 탄막 치고 뒤로 빠져!”
“칫! 말은 쉽지!”
루트가 태세를 고치고 달려들자 오히려 달려들던 설웅제가 뒤로 물러서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설웅은 가교로 다시 한 번 탄막사격을 해 루트의 접근을 저지해보려 했지만,
이번엔 루트의 비행체 4기가 단일 상태로 레이저를 발사해 하늘에 떠 있던 가교를 명중시키고 말았다.
물론 애초에 방패로 만들어진 가교이니 그 정도로 피격을 입지는 않았지만, 지상을 향하고 있던 조준점이
흐트러지는 바람에 포격은 루트의 등 뒤에 쓸모없이 떨어지며 에너지를 낭비했다.
“경고! 적 접근!”
“너 진짜 개량된 건 맞냐?! 왜 이리 둔해!”
분명히 모든 면에서 개량되어진 ‘KFRX1 A1'이지만, 워낙에 루트가 늘 성능으로 압도하다보니
김병장은 도저히 피부로 체감을 못하며 엄한 설웅만 탓했다.
“닥치고 저거나 막아!”
“우이씨!”
적이 접근하자 견제를 위해 띄워놓은 가교가 오히려 화근이 되었다.
착검한 글라디우스 하나 빼면 완전히 몸으로 때워야 하는 무방비 상황이 되 버린 것이었다.


<계속>



"펑크를 내다니! 나의 검에 자비란 없다!"

"훗! 이정도로!"


죄송합니다. 사실상 1주일 펑크내놓고도

전투씬을 여기에서 잘라버리게 됬네요.


아무튼 다음편에서 드디어 이 이야기가 끝날 수 있다니

야 신난다~



by 오토군 | 2009/11/01 19:44 | 크로와상 월드 | 트랙백 | 핑백(1) | 덧글(5)

[한겨례] 오늘의 명언




'미디어법의 표결과정은 적법하지 않지만,

법적 효력엔 문제가 없다'











by 오토군 | 2009/10/29 16:12 | 대지구침투보고 | 트랙백 | 덧글(12)

[MAD] 트랜스포머 - 휠잭 병신인증

"저 놈이 휠잭입니다!"


휠잭이 누군고 하니, 트랜스포머 G1에 나오는 오토봇의 과학자입니다.
80년대 만화 속 과학자 스타일을 맞추기 위한 개그캐릭터의 성격이 강한 녀석이지요.


그래서인지 똘끼충만+만드는 것 마다 시ㅋ망ㅋ


대표적으로 G1에서 '다이노봇'이란 오토봇 공룡로봇들을 만들었으나
이녀석들 전투력은 높지만 지능이 너무 낮아 말썽만 일으키죠.
하지만 정작 디셉티콘이 만든 강철미사일에 방법당한 '데바스베이터'는
평균적인 지능을 가진 트랜스포머로 나옵니다.

아무튼 설정만 과학자라는 스타스크림의 뻘짓만큼은 아니어도
 나름 오토봇의 뻘짓을 책임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매드도 있군요. 




멋지십니다. 프라임 가카 ㄱ.-)b







by 오토군 | 2009/10/28 22:26 | 은하제국의 지령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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